

마음의 우물
누군가를 만났다가 헤어진 뒤 꽤 오랫동안 연애를 안 하는 사람들이 있다.
못 한다기보다는 안 한다는 표현이 맞다.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꽤 오랫동안 연애를 안 하는 사람들.
대개 그런 사람들은 깊이 사랑을 한다.
마음에는 우물이 있다.
사랑을 깊게 하는 사람은 우물 안에 있는 모든 물을 상대방에게 퍼준다.
자신이 가진 물의 양이 얼마인지 계산하지 않는다.
모든 물을 퍼주며 사랑했던 사람과 이별하고 나면 텅 비어버린 우물에
물이 아주 천천히 찬다.
사랑은 한순간에 끝난다는 것과 아무리 물을 퍼줘도 갈증이 해소되면
돌아서는 게 인간이라는 걸 배웠으니까.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삶의 질이 높아진다.
연인을 위해 쓰던 돈을 자신을 위해서 쓸 수 있고, 남는 시간에는 취미생활도 할 수 있으며,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편히 만날 수도 있다.
현재 삶이 만족스러우니 텅 비어버린 우물에 물은 점점 더 천천히 찬다. 누군가를 만나지 않아도 사는 데 딱히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 사랑을 깊게 하는 성격 탓에 얼마 차지 않은 물도 쉽사리 누군가에게 건네주고 싶지 않아 한다.